전기차와 드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리 금속' 소재의 전기 모터가 개발됐다.

17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 아틀라스에 따르면 독일 자를란트 대학교 연구팀이 기존 모터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비정질 금속 합금 개발에 성공했다. 이 합금은 원자 구조가 결정 형태가 아닌 유리와 유사해 '유리 금속'으로 불린다.

전기 모터는 회전자가 고정자 안에서 돌며 자기장을 계속 바꾸는 원리로 작동한다. 기존 모터에 쓰이는 결정질 구조의 금속은 이 과정에서 내부 마찰로 열이 발생하며 에너지 손실, 즉 '철손'이 생긴다.

연구팀을 이끄는 랄프 부시 교수는 "유리 금속은 결정 구조가 없어 자기장 변화 시 내부 저항이 거의 없다"며 "자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어 전기 모터에 매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정 원소들을 혼합해 녹인 뒤 급속 냉각시켜 원자들이 결정 구조를 이루기 전에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비정질 구조를 구현했다. 특히 '레이저 분말 베드 퓨전'(LPBF)이라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부품을 제작했다.

이 기술은 금속 분말을 레이저로 녹여 한 층씩 쌓은 뒤 빠르게 냉각시켜 비정질 상태를 유지하는 핵심 공정이다. 부시 교수는 "수백 개의 합금을 시험한 끝에 1년여 전 돌파구를 찾았다"며 "3D 프린팅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합금 3가지를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차, 비행시간이 늘어난 드론, 주행거리가 길어진 전기자전거 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는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약 350만유로(약 50억4000만원)의 자금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