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경제 성장을 위해 유럽연합(EU) 규제와의 '재정렬'과 대대적인 지방 분권 추진을 약속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브스 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경제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유지해 온 규제 독립 노선을 일부 수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브스 장관은 EU의 시장 개방을 촉구하며 특정 분야에서 영국의 EU 규정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진화하는 EU 규정에 맞춰가는 '동적 정렬'의 가이드라인으로 △일자리 및 성장 촉진 △EU 정책 방향의 안정성 △영국 국익 및 안보 기여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리브스 장관은 "규제 자율성은 표준이 아닌 예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미래 번영은 고립이 아닌,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리브스 장관은 EU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에 재가입하거나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복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제학자들의 추산을 인용해 브렉시트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리브스 장관은 "영국 모든 지역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지방 재정 분권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지방정부가 자체 경제 성장을 통해 발생한 소득세 수입의 일부를 보유하고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그는 잉글랜드 북부와 미들랜즈 지역에 수억 파운드를 투입하고,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성장 회랑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의 일환으로, 양자 과학을 실용 기술로 전환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0억 파운드(약 2조8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예비내각의 멜 스트라이드 재무장관은 "리브스 장관이 자신의 실패를 덮기 위해 낡은 브렉시트 논쟁으로 우리를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며 "대중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브스 장관은 중동 위기로 인한 유가 충격 이후 정부 부채 비용 상승의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 정부 출범 당시보다 현재 공공 재정이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