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인 크리스핀 오디가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문 의혹에 대한 징계를 피하고자 회의록을 조작하고 금융 당국을 속였다는 전직 내부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디 에셋 매니지먼트(OAM)의 전 준법감시인 잭 샛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이번 재판은 오디가 영국 금융감독청(FCA)으로부터 받은 평생 자격 박탈 및 180만파운드(약 32억4000만원) 벌금 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이다.

샛은 오디가 과거 여성 접수원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회사에 직접 보고했다고 규제당국에 진술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는 해당 직원을 공급한 인력 파견 업체를 통해 이 문제를 인지했으며, 이후 오디에게 사실관계를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샛은 또한 오디가 회의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디가 2021년 집행위원회를 해고한 직후, 자신이 위원회 유일 구성원으로서 진행한 회의의 회의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말했다.

샛은 "회의록에는 내가 참석했다고 기록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록에 기재된 내 발언은 해당 회의에서 나오지 않았거나 아예 한 적 없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회의는 오디가 '공정하게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징계 심의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중요한 회의였다. 오디는 앞서 다른 성추문 의혹으로 회사로부터 최종 서면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그는 여성 직원과 업무 외 소통 금지, 원치 않는 신체 접촉 금지 등에 동의했으나, 이후 여성 접수원에게 점심 식사 후 입맞춤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디는 이 위반 사항에 대한 징계 청문회를 막기 위해 집행위원회를 두 차례나 해고하고 스스로 위원회를 장악했다.

샛은 오디가 집행위원회 해고 이후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오디가 회사를 청산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자신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제안하며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