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해군이 주력 소해정을 퇴역시키면서 대기뢰전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주 4척의 전문 소해정을 퇴역 절차를 위해 필라델피아로 이동시켰다. 이는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10여개의 기뢰를 부설한 시점과 맞물린다.

전직 해군 장교와 분석가들은 미 해군이 수십 년간 의미 있는 기뢰 제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리엇 코언 연구원은 "미 해군은 소해 작전을 등한시해왔다"며 "제한된 함선 수로는 분쟁 환경에서 유조선을 확실히 호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이란의 공격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조선 호위 등을 통해 항로를 다시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공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번에 퇴역하는 4척을 제외하면 미 해군에 남는 전문 소해정은 일본에 배치된 어벤저급 4척뿐이다. 소해 작전에 투입되던 특수 헬리콥터 역시 단계적으로 퇴역하고 있으며, 해군은 그 대안으로 연안전투함(LCS)과 무인 드론에 의존하고 있다.

미 해군은 무인수상정(MCUSV) 등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율 소해 기술이 아직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았고 대량 생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한계로 꼽는다. 유럽 방산기업 탈레스 등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소해 드론을 개발 중이나 아직 시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미국의 소해 능력 공백은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 상황에서 더 큰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미 해군 장교인 토마스 슈가트는 중국이 5만에서 10만개 이상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뢰 부설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봉쇄할 경우 기뢰를 사용해 섬을 고립시키고 미 해군의 개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케빈 아이어 전 미 해군 기뢰·대잠전사령부 훈련국장은 "북한과 중국이 대량의 기뢰를 사용한다면 우리는 한국이나 대만을 방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