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 정책으로 1년간 서안지구에서 3만6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강제 이주했다는 유엔(UN) 보고서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10월 31일까지 1년간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과 관련 폭력으로 팔레스타인인 3만6000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유엔 지역사무소의 감시 활동과 정부 소식통, 비정부기구(NGO) 등의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의 상당 부분을 합병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도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정착민들의 공격 행위는 이전 보고 기간 1400건에서 이번에는 1732건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정착민 폭력이 "조직적이고 전략적이며 거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자행됐으며,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방조하거나 직접 가담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이러한 대규모 이주 패턴이 가자지구의 광범위한 이주 사태와 맞물려 대량 강제 이주를 위한 조직적인 정책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인종 청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내 정착촌이 불법이라는 국제사회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성서적·역사적 연고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서안지구에는 팔레스타인인 270만명과 이스라엘 정착민 5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대표부는 이전 보고서들을 일축하며 유엔 인권사무소가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