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기업의 분기별 실적 보고 의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월가에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기업들이 1년에 두 번, 즉 반기별로 실적을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안을 준비 중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의 비용 절감과 장기 경영 집중을 위해 처음 제안했던 구상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투명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대니 모зе스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감독 당국의 규제 집행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보고 빈도 감소는 부실 기업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카네기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제프리 홀터 리서치 국장은 "기업의 보고 부담이 줄고 경영진이 사업 본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P 글로벌의 레지나 오토 리서치 국장 역시 "단기 변동성을 줄이고 경영진이 사업 성장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기업 펀더멘털과 전망에 대한 투명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양쪽 측면을 모두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는 실제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베테랑인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계속 분기별 보고를 유지할 것"이라며 "유럽에서 일반적인 반기 보고 기준으로 맞추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