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규제 격차를 이유로 은행 자본규제 강화를 연기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부활절 이후 '트레이딩북에 대한 근본적 검토'(FRTB)의 단기적 영향을 상쇄하는 법안을 채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RTB는 바젤Ⅲ 체계의 핵심 요소로, 은행의 트레이딩 활동에 대해 보다 위험 민감도가 높은 자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FRTB가 도입되면 시장 리스크 관련 자본 요건이 평균 30%, 일부 은행의 경우 최대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EU 집행위는 최대 3년간 은행의 트레이딩 활동에 대한 자본 요건 증가를 무효화하는 임시 승수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자국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의 자본 요건을 소폭 줄이는 방향으로 '바젤 최종안'을 시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EU는 FRTB를 전면 시행할 경우 유럽 은행들이 불균형적으로 높은 자본 부담을 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앞서 영국도 국제적 흐름과의 조화를 이유로 FRTB 도입을 2028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기 조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련된 국제 금융 규제 체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