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자산운용업계에서 단순 데이터 요약을 넘어 투자 아이디어 생성과 거래 제안까지 수행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원, 즉 '알파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AI를 핵심 투자 업무에 깊숙이 통합해 아이디어 발굴, 포트폴리오 해설 등 전통적으로 인간이 맡았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맨그룹의 게리 콜리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룸버그 투자관리 서밋에서 "우리 회사의 AI 에이전트들은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 투자위원회가 최종 평가하지만, 아이디어 생성과 코딩 같은 창의적 과정은 AI가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슈로더의 제이미 오벤든 CTO는 "투자자 역할을 구성요소로 분해하고 생성형 AI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들이 더 방대한 정보를 다루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공동 창작자'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AI가 제안한 신호를 검증하고 위험을 조정하며 모델을 검증하는 인간의 감독 역할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AI가 성공적으로 '알파 엔진'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고품질 데이터, 확장 가능한 인프라, 그리고 엄격한 거버넌스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 기반에 대한 투자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높은 도입 비용, 일관성 없는 데이터 품질, 실제 운용 환경에서의 모델 실패 가능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콜리어 CTO는 "AI에 대한 꿈과 예측 가능한 업무 흐름의 필요성 사이에는 긴장감이 존재한다"며 현실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인간의 역할은 일상적인 분석 업무에서 벗어나 해석, 감독, 전략적 사고 중심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오벤든 CTO는 "투자자들은 거대한 AI 시스템의 조종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AI가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설계, 요구사항, 결과물을 명시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데이터가 비정형적이고 접근이 어려운 사모 시장은 당분간 AI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아만다 스텐트 AI 전략 책임자는 "자금이 사모 주식 및 사모 신용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AI가 이런 데이터에 대규모로 접근하기는 훨씬 어렵다"며 "그 영역이 인간이 활동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