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영국 국채(길트)를 사들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경기 둔화를 더 우려한 역발상 투자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걸앤제너럴(L&G)과 아비바 인베스터스는 이달 들어 영국 국채 보유량을 늘렸다. 중동 전쟁 발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접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한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전쟁 전 시장은 영국 중앙은행(BOE)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금리 스와프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 변화로 영국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 상승)했으며, 2년물 국채 금리는 분쟁 시작 이후 0.5%포인트 이상 올라 약 4%에 이르렀다.

리걸앤제너럴의 크리스토퍼 제프리 거시 전략 책임자는 "BOE가 금리를 인하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1년 반 가까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며 "고용 시장 배경과 현재 금리 수준이 2022년과는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스티브 라이더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향후 12~18개월 동안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경제와 노동시장의 약세를 근거로 들며 "영국의 정책 금리는 다른 시장과 달리 이미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도 러셀 인베스트먼트, 말보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등도 국채 매도세 속에서 보유 비중을 늘렸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킴 크로포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BOE가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BOE는 이번 주 목요일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같은 날 고용 데이터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