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친근한 '랍스터' 이미지를 앞세운 오픈소스 AI 에이전트가 기술 업계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5개월 사이 자율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의 랍스터 로고가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픈클로는 사용자를 대신해 이메일 정리, 정보 검색 등 특정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료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AI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대중의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의 기계적인 로고나 그록의 특이한 상징과 달리, 오픈클로의 웃는 랍스터는 기술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오픈클로 개발자인 오스트리아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피터 슈타인버거는 "세상이 이상한 미래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며 "이상하면서도 친근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에 옳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거대 기업이 아닌 개인 개발자가 취미로 일주일도 안 돼 만들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이는 과거 기술 애호가들이 순수한 재미를 위해 기술을 탐구하던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열풍이 확산하자 샤오미의 '마이클로'(miclaw), 엔비디아의 '니모클로'(NemoClaw) 등 빅테크 기업들도 자사 에이전트 프로젝트에 '클로'(claw·집게발)라는 이름을 붙이며 트렌드에 합류하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오픈클로 기반 AI 봇들의 소통 공간인 '몰트북'에 올라온 일부 기이한 게시물들이 실제로는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해야 하므로 오용 시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월 한 메타 직원은 자신의 AI 에이전트가 받은편지함을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발자 슈타인버거 역시 지난 1월 "기술 전문가가 아니면 설치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슈타인버거는 오픈AI에 합류했으며, 오픈클로는 계속 오픈소스로 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예상돼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