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보즈버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즈버그 판사는 지난 14일 연준에 발부된 소환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몰아내고 싶어하는 관료에 대한 부적절한 정치적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정부는 파월 의장의 범죄를 의심할 만한 증거를 사실상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즈버그 판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주요 충돌 사안에서 중심에 서 왔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을 적법 절차 없이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추방하려 하자 이를 막는 명령을 내렸다.
당시 일부 추방 대상자들이 실제로 엘살바도르로 이송되자, 보즈버그 판사는 행정부 관리들이 고의로 명령을 무시했다며 형사상 법정모독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추방자들의 미국 귀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이 소셜미디어에 보즈버그 판사를 "괴팍하고, 비열하며, 부패하고, 완전히 통제 불능인 판사"라고 비난하며 탄핵을 요구했다. 보즈버그 판사는 이번 파월 의장 관련 판결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비난 게시물을 직접 인용하며, 수사가 부적절한 목적으로 시작됐다는 결론의 근거로 삼았다.
보즈버그 판사는 또한 법무부가 기소를 추진했으나 대배심이 기각한 여러 사건 이후 대배심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규칙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기 소각 단속 행정명령에 반발해 국기를 태운 참전용사 사건에서 보복성 기소 여부를 심리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후 검찰이 기소를 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즈버그 판사의 판결에 항소하는 등 사사건건 맞서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보즈버그 판사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비위 진정을 제기했으나, 연방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63세의 보즈버그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