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가 36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지난주 25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직후, 같은 금액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실제 주식 매입을 시간을 두고 진행하면서도, 파생상품을 이용해 즉시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가속 자사주 매입'(ASR)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주가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올해 들어 주가가 25%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공동창업자 겸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회사 가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세일즈포스 주가는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은 1800억달러(약 259조원) 수준이다.

신용평가사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무디스는 세일즈포스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번 채권 발행 목적이 생산적 투자보다는 '금융공학'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조치 이전 순부채가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에 불과했으며, 연간 약 150억달러(약 21조6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우량 기업이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우량등급 채권 수요가 몰리는 시장 상황을 활용했다. 지난주 미국 우량등급 채권 시장에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인 1120억달러가 발행됐으며, 아마존과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자금 조달에 나섰다.

FT는 이번 조치가 성공할 경우 부채를 활용해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인공지능(AI) 기술 격변 등으로 회사 전망이 어긋날 경우 높은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