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류의 기원을 예술품이나 장신구의 등장으로 보는 기존 학설에 반기를 드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존 스페스 미시간대 인류학 명예교수는 국제학술지 '제4기 환경과 인간'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페스 교수는 현대성을 가르는 기술적 기준이 임의적이며, 실용적 도구에도 상징적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고고학자들이 특정 유물이 '상징적'이거나 '실용적' 둘 중 하나일 뿐, 동시에 두 가지 특성을 가질 수 없다는 잘못된 가정에 기반해 연구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전 세계 토착 문화에서 음식, 색깔, 풍경 등 일상적인 것들에 영적·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사례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상적 사고 과정은 물질적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스페스 교수는 실용적 도구에 상징적 의미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고대 인류를 완전히 합리적 존재로 규정하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인류가 복잡한 의례를 치르고 깃발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등 비합리적 행동을 하는 유일한 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 인류 기원의 단서를 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도 제안했다. 주변에 암석 자원이 있음에도 먼 곳에서 가져온 석기들은 해당 장소가 영적으로 중요했음을 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스 교수는 약 45만년 전 스페인 '시마 데 로스 후에소스' 동굴에서 발견된 29구의 유골처럼 네안데르탈인의 매장 풍습도 초기 상징 행위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인간의 상징적, 영적 행동 능력은 최소 50만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됐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