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스포츠(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의 최대 묘미인 '이변'이 선수들의 수익 창출과 자유로운 이적 허용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이 대회가 이름값과 달리 최근 예측 가능한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이름·초상권·유사성'(NIL)을 활용한 수익 창출과 이적 절차를 간소화한 '이적 포털' 제도가 도입된 결과다.

유망주가 중소 규모 대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곧바로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명문팀이 NIL 계약을 앞세워 영입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약팀이 강팀을 꺾는 '언더독'의 반란이 어려워졌다.

ESPN 분석가인 프랜 프래실라 전 감독은 "3월의 광란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요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제 대학 농구 최고의 선수들은 상위 콘퍼런스 팀으로 쏠린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위권 팀들의 전력은 역대급으로 평가된다. 농구 통계 전문가 켄 포머로이의 '넷 레이팅' 지표에 따르면, 올해 전체 1번 시드인 듀크대의 점수는 38.90에 달한다. 이는 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상대 팀을 약 39점 차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애리조나대(37.66)와 미시간대(37.59) 역시 이 지표 역사상 5위 안에 드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전력 집중 현상은 지난해 대회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4강(파이널 포)에 1번 시드 4팀이 모두 진출했으며, 16강(스위트 16) 역시 모두 상위 콘퍼런스 소속 학교로 채워졌다.

미시간대는 전력 재편의 대표적 사례다. 불과 2년 전 24패를 기록하며 감독을 경질했던 이 팀은 이적 포털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선수단을 꾸려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주전 5명 전원이 다른 대학 출신이다.

더스티 메이 미시간대 감독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도박이라고 생각했다"며 "팀워크를 맞추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프래실라 분석가는 "이적 포털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해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바보일 것"이라며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