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으로 비료와 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국 농가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옥수수 재배에 많이 쓰이는 요소 비료 현물 가격은 최근 2주 만에 28% 급등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트랙터 등 농기계에 사용되는 경유 가격 역시 전쟁 발발 이후 33%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급등은 파종기를 앞둔 농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농가들은 경작에 필요한 비료 확보와 농기계 연료비 부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비료 수송량의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중동의 운송 차질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농가의 재정적 압박은 올해 말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표적인 경합주인 아이오와주 등에서 민주당이 흔들리는 농심을 파고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미옥수수재배자협회 회장을 지낸 팸 존슨은 블룸버그에 "전쟁이 길어질수록 모두에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오와 대학의 마이클 루이스-벡 정치학 교수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인 농민들의 투표율이 이번 11월에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분쟁 손실 보전을 위한 120억달러(약 17조2800억원)의 추가 농업 보조금 지급 등 농민들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은 "비료 비용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가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로 인한 수출 시장 혼란과 필수 공급품 비용 상승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일부 농가는 비료 사용량이 적은 콩으로 작물을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 또한 시장 상황에 따른 위험 부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