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다윈의 진화론처럼 '자연선택'을 통해 설계한 로봇이 현실 세계에 등장했다.
17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스스로 진화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윈의 '적자생존' 원리를 모방한 AI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이 AI는 다리, 모터, 배터리 등 단순한 모듈 부품 수천 개를 무작위로 조합해 로봇 신체를 만들고 가상 환경에서 성능을 시험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 설계는 남기고 비효율적인 설계는 폐기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마치 자연선택처럼 AI가 가장 효율적인 로봇 설계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샘 크리그먼 교수는 "컴퓨터가 가속한 다윈의 돌연변이와 선택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라며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다리 달린 메타머신'은 기존 로봇과 전혀 다른 기괴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로봇들은 컴퓨터 속에서 진화한 뒤 최초로 야외 환경에서 보행에 성공했다.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회복탄력성이다. 뒤집히면 스스로 자세를 바로잡고, 몸이 절반으로 잘려도 각 부분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
기존 로봇은 부품 하나만 고장 나도 전체가 멈추지만, 이 로봇은 다리 하나가 떨어져 나가도 남은 모듈들이 스스로 재구성해 전진한다. 심지어 분리된 부품도 스스로 움직여 본체로 돌아올 수 있다.
크리그먼 교수는 "이 로봇은 주변을 감지하고, 이동하며, 계산하고 학습할 수 있다"며 "신속하게 조립, 수리, 재설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모듈형 적응 로봇이 고정된 형태의 기존 로봇을 대체하며 로봇 공학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