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연간 620억달러(약 89조원) 규모의 송금 시장에서 현금 대신 앱을 이용한 디지털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멕시코 중앙은행을 인용해 2025년 미국발 멕시코행 송금액 중 디지털 방식이 사상 처음으로 현금 거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웨스턴 유니온, 머니그램 등 전통 강자들이 장악해온 시장에 펠릭스 파고, 레미틀리 등 핀테크 기업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현금 송금에 1%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은행 송금 등 디지털 방식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현금 이용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강화된 이민 단속 정책도 디지털 전환을 부추겼다. 모네스, 크레스피, 하트 앤 코의 거스 갈라 분석가는 "이민자 공동체와 관련된 오프라인 송금 지점 방문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송금은 비용과 편의성 면에서도 우위에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송금 수수료는 약 6.4%지만, 디지털 거래는 4% 수준까지 낮아진다. 멕시코 암호화폐 거래소 빗소의 달리아 그린버그 매니저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송금의 디지털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중남미 전체 송금 시장 규모는 연간 1600억달러(약 230조원) 이상이며, 이 중 멕시코가 약 620억달러를 차지한다. 미국발 송금은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약 3.5%에 달하는 중요한 경제 버팀목이다.
시장 변화에 대응해 기존 업체들도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웨스턴 유니온의 경우 2025년 말 기준 전체 거래의 39%가 디지털로 이뤄져 전년(32%) 대비 증가했다. 머니그램 역시 올해 들어 디지털 플랫폼 결제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멕시코 성인 중 약 3분의 1만이 공식 신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 금융 접근성이 낮아 현금 선호 현상은 여전히 남아있다. 뉴욕에서 웨스턴 유니온 지점을 운영하는 브롤리오 가르존은 "매장을 찾는 고객 대부분은 50~60대"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