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개발도상국들이 산업 육성을 위해 관세와 보조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이 18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산업 정책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인더밋 길 W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정부들이 보통 산업단지나 기술 개발 프로그램 같은 '메스' 대신 전면적인 관세와 보조금이라는 '둔기'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12%로, 고소득 국가의 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중상위 소득 국가의 광범위한 보조금은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는 산업 정책을 '비용이 많이 드는 실패'로 규정했던 약 30년 전 WB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길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의 조언이 "오늘날 플로피디스크의 실용적 가치"를 지닌다며 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WB는 산업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 사례로는 급여세 면제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운 루마니아, 현지 농업 맞춤형 연구 투자로 농업 강국이 된 브라질, 1970년대 중화학 공업에 집중해 장기 성장을 이룬 한국 등이 꼽혔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강화하며 세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