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웨일스 사법부 수장이 경범죄 사건에서 배심원 재판을 축소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 판사들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 카 잉글랜드·웨일스 대법원장은 기자들에게 "판사 단독 재판이 도입될 경우 심각한 안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카 대법원장은 판사들이 매일 같은 건물에서 재판을 진행하게 되면 신원과 위치가 쉽게 알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가 제대로 고려되고 자원이 적절히 지원되어야 한다고 매우 강력하게 주장해왔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수만 건에 달하는 형사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살인, 강간, 강도 등 중범죄를 제외한 사건에서 판사가 단독으로 유무죄를 판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비드 래미 법무장관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의회에서 심의 중이다. 하지만 집권 노동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등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수년간 이어진 정부의 방치와 투자 부족이 사법 시스템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낡은 법원 건물과 판사 및 직원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반면 래미 장관 등 찬성 측은 이 제도가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신속하게 실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건은 재판 일정이 2030년까지 잡히지 않고 있으며, 현재 재판을 기다리는 미결수도 1만7700명에 달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카 대법원장은 소셜미디어에서 판사에 대한 비난이 인종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으로 변했다고 언급하면서도,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