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주 랠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월가 투자은행들의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미국 에너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short)로 전환했으며,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자금 유입이 과도해 정점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업종은 이란 전쟁 이전부터 S&P 500 지수 내 11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만 29% 급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제프리스는 최근 12주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에너지주 투자금이 운용자산(AUM)의 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5년간 가장 큰 급증세 중 하나로, '정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앤드루 그린바움 제프리스 수석부사장은 "S&P 500 지수 내 에너지 업종 비중이 불과 55거래일 만에 2.7%에서 3.7%로 3분의 1 이상 급증했다"며 "상당 부분 포지션 조정이 이미 이뤄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역시 글로벌 섹터 선정 모델에서 미국 에너지주를 매도 포지션으로 변경했다. 향후 한 달간 에너지주가 하락하는 반면 기술, 산업, 금융주가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에너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엑손모빌, 셰브론 등을 담은 '스테이트 스트리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에는 올해 들어서만 55억달러(약 7조9200억원)가 순유입됐다.
반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석유 생산업체들의 목표 주가를 평균 17%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가 장기 유가를 배럴당 60~70달러 수준으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BofA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61달러에서 77.50달러로 올려 잡았다.
옵션 시장에서도 강세 심리가 우세하다. 맨디 쉬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부사장은 "유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옵션 시장 포지션은 꾸준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풋옵션보다 콜옵션 수요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