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전통주 '메스칼'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원주민 생산자들의 소득은 늘었지만, 삼림 파괴와 전통 방식 훼손이라는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의 메스칼 생산량은 2010년 100만리터에서 2024년 1100만리터 이상으로 11배 넘게 급증했다. 이는 최대 해외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메스칼은 멕시코에서 '마게이'라고도 불리는 용설란(아가베)으로 만든다. 상업용으로는 약 6년 만에 수확 가능한 '에스파딘' 품종이 주로 쓰이며, '쿠이시'나 '토발라' 같은 희귀 야생 품종은 고급 제품에 사용된다. 현재 멕시코 전체 생산량의 약 90%가 오악사카주에서 나온다.
메스칼 열풍은 한때 '가난뱅이의 술'로 여겨졌던 이 지역에 새로운 소득을 가져왔다. 한 생산자는 AP통신에 "예전에는 초가 지붕 집에서 살았지만 이제는 시멘트 집을 지을 수 있게 됐다"며 "마게이 덕분에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익이 모든 생산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다른 생산자는 "대기업들이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있어 우리 같은 소규모 생산자들은 경쟁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년간 마게이를 돌보고 재배해 리터당 150페소(약 1만1500원)에 파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 생존 수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환경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한 주민은 "에스파딘을 심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산 전체가 벌목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삼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지만, 생계와 식량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사회는 자체적으로 보호 구역을 설정해 무분별한 벌목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메스칼 산업에 5년째 종사하고 있다는 한 노동자는 "마을 전체가 이 일로 먹고살며, 어릴 때보다 경제적으로 더 안정됐다"고 말해 메스칼 붐의 복합적인 측면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