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신흥 시장의 해외 송금 시장에서 기존 외환(FX) 시스템을 대체할 유력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리서치 회사 델파이 디지털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델파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나 나이지리아 등 일부 신흥국에서는 기존 은행 인프라를 이용한 해외 송금 수수료가 최대 8%에 달한다. 이 비용의 81%는 은행 인프라 유지 보수에서 발생해 스테이블코인이 구조적 이점을 가진다고 델파이는 설명했다.

델파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은 기존 송금 통로의 비용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요소를 제거한다"고 밝혔다. 또한 "결제가 즉시 원자적으로 이뤄져 현지 통화로 유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거래량 기준이나 중개자 체인 역시 미국 달러와 직접 정산되므로 불필요해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블록체인상의 가치를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 옮기는 '오프램프'(off-ramp) 과정이 주요 병목 지점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소각은 수초 내에 처리되지만, 은행 송금은 일괄 처리 일정 때문에 상당한 지연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델파이는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인 동시에 규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외부에서 발생하는 마찰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이러한 한계에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전체 공급량은 지난 한 달간 2.5% 증가해 3160억달러(약 455조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기반 디지털 결제 회사 디티씨페이(Dtcpay)는 최근 1000만달러(약 14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델파이는 "스테이블코인이 하룻밤 사이에 주요 외환 시장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인프라 비용이 통화 위험보다 크고 은행들이 경쟁을 포기한 신흥 시장에서 뚜렷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