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이 기관 투자 유치를 위해 '탈중앙화' 정체성을 포기하고 일반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로스체인 브리지 프로젝트 '어크로스 프로토콜'은 지난 11일 DAO 구조를 해산하고 미국 법인으로 전환하는 제안을 공개했다.
어크로스 개발팀인 리스크랩스는 "토큰과 DAO 구조가 기업 및 기관과의 계약 체결 능력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하트 램버 어크로스 공동창업자는 "거시 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토큰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며 "기업 계약과 오프체인 결제 등은 DAO 구조에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에 대해 업계 반응은 엇갈렸다. 탈중앙화 금융(DeFi) 전문가 이그나스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암호화폐의 거대한 실패"라며 "모두에게 투자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암호화폐 정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튜 피녹 알투라 창업자는 코인텔레그래프에 "기관들은 계약서에 서명하고 실사를 진행할 명확한 법적 상대방이 필요하다"며 "탈중앙화된 조직은 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팀 블랙 셰이프시프트 DAO 제품 책임자는 "많은 팀이 운영상의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DAO 구조를 채택했다"며 "어크로스의 제안은 사실상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업계가 토큰을 주식처럼 활용하는 '기업형 암호화폐'와 운영상 비효율을 감수하는 '진정한 탈중앙화' 진영으로 나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크로스 측은 이번 제안이 최종 결정은 아니며, 토큰 보유자들의 의견을 묻는 '온도 점검' 단계라고 밝혔다. 제안이 통과되려면 향후 거버넌스 투표를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