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연료 부족 사태가 심화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내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최소 3월 말까지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했다. 지난해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총 220억달러(약 31조68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송이 막히면서 이미 공급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산 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호주,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이 주요 피해국으로 꼽힌다. 지난해 호주는 제트유의 약 3분의 1을, 필리핀과 방글라데시는 올해 제트유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들여왔다.

베트남은 이미 항공사들에 4월 항공편 감축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중국 대사관에 계약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수출 금지 소식에 아시아 시장의 연료 가격은 이미 급등세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의 경유 파생상품 가격은 17일 배럴당 150달러, 항공유 스와프는 163달러까지 치솟았다. 분쟁 이전 가격은 약 92달러 수준이었다.

휘발유 가격도 지난 2월 27일 배럴당 79.30달러에서 전날 139.80달러로 급등했다.

중국은 아시아 4위의 석유제품 수출국이자, 내수 수요와 수출 수익성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는 '스윙 공급자' 역할을 해왔다. 케이플러(Kpler)의 자미르 유소프 애널리스트는 "다른 아시아 수출국들은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여유 물량이 없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도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태국은 대부분의 정제유 수출을 금지했으며, 한국도 수출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제한하고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다.

다만 싱가포르의 경질유 재고가 전년 대비 19%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인도 등 다른 수출국들이 가격 상승을 기회로 아시아 판매를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