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촉발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미국 내 청정에너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가격이 치솟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격 정보 플랫폼 레벨텐 에너지는 2025년 4분기 북미 지역의 평균 태양광 PPA 가격이 전년 대비 9% 상승한 메가와트시(MWh)당 61.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풍력 PPA 가격 역시 9% 오른 MWh당 73.7달러로 집계됐다.

PPA는 발전사와 기업이 특정 가격으로 장기간 전력을 사고팔기로 맺는 계약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는 텍사스 전력망(ERCOT)에서는 2025년 풍력 PPA의 공정가치가 16%, 태양광은 8% 급등했다고 청정에너지 가격 플랫폼 펙사피크는 분석했다.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AI가 이끄는 폭발적인 전력 수요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미국 전체 전력 수요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4%에서 2030년 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2025년 7월 의회를 통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으로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세금 공제가 조기 종료되면서다. 컨설팅업체 클린뷰에 따르면 2025년에만 총 266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 프로젝트 1891개가 취소됐으며, 이 중 93%가 청정에너지였다.

이에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로 PPA를 체결하고 있다. 개발사 엔지 북미의 캐롤라이나 미드 수석부사장은 로이터에 "빅테크 기업들이 단일 자산 계약 대신 여러 발전소를 묶은 수 기가와트 규모의 포트폴리오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망 연결 지연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빅테크들은 원자력, 천연가스 등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지난 3월 4일에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신규 발전에 직접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백악관에 약속하기도 했다.

향후 공급망 리스크도 변수다. 2026년부터 중국 등 '해외 우려 기관'(FEOC)에서 수입하는 부품 비율이 제한되면서 프로젝트 비용과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