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출길이 막히면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9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됐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산업 분석기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기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발생한 누적 손실액이 150억달러(약 21조6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평가기관 아거스 미디어는 걸프 지역이 감산 조치로 인해 전쟁 전 유가를 기준으로 하루 최소 4억300만달러(약 5800억원)의 원유 수입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는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 및 세수 감소분을 합쳐 하루 약 5억5600만달러(약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아거스에 따르면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하루 총생산량 약 620만배럴이 중단됐으며, 이는 전쟁 전인 2월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국가별로는 이라크가 하루 약 300만배럴, 사우디가 약 200만배럴을 각각 감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화천연가스(LNG)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아거스는 걸프 지역 LNG 수출 능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으로 하루 약 1억8000만달러(약 26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분석가들은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에 대한 위험이 부각되면서 LNG 구매자들이 향후 계약에서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카타르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다만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폭격을 당해 공급을 못 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분쟁으로 신뢰도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