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영국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가 수익성 악화로 인력을 감축하고 전기차 전환 계획을 축소한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벤틀리는 전체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275개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150명은 감원하고 나머지는 공석을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벤틀리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다. 벤틀리의 2025년 영업이익은 2억1600만유로로 전년 대비 42% 급감했다. 폭스바겐 그룹이 벤틀리, 포르쉐, 아우디용 신규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중단하며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프랭크-스테펜 월라이저 벤틀리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모든 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비용 관리가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벤틀리는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해왔다. 당초 2030년까지 전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려던 목표를 2035년으로 연기했으며,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라이저 CEO는 "내연기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일부 내연기관 모델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기차 전략 후퇴는 벤틀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최근 미국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FT는 이로 인해 지난 1년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입은 손실이 최소 650억달러(약 93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벤틀리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1만131대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4.1%에서 8.3%로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