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펄프 생산업체인 칠레 아라우코가 세계 최대 규모의 펄프 공장을 건설하며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라우코는 브라질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급증해 투기 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라우코는 올해 30억달러(약 4조3200억원), 내년 약 20억달러(약 2조8800억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투자금 대부분은 브라질에 건설 중인 46억달러(약 6조6240억원) 규모의 수쿠리우 공장 완공에 투입된다.
이 대규모 투자로 아라우코의 순부채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5.15배까지 치솟았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11월 아라우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투기 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첫 단계다.
피치 역시 2024년 10월 아라우코를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피치의 로돌포 슈마우크 애널리스트는 "부채 비율이 5배 이상으로 장기간 유지된다면 신용등급 강등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펄프 가격 하락도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펄프 평균 가격은 2024년 5월 고점 대비 지난해 말까지 15% 이상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아라우코의 작년 순이익은 90%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위기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안프랑코 트루펠로 아라우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필요시 실행할 수 있는 비상 대응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 매각과 모회사인 엠프레사스 코펙의 지원 등을 비상 계획으로 언급했다.
모회사인 코펙은 2024년 수쿠리우 프로젝트에 12억달러(약 1조728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S&P는 코펙의 지원이 없었다면 아라우코의 신용등급은 이미 투기 등급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쿠리우 공장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이 절반에 가까우며, 완공 시 아라우코의 펄프 판매량을 67% 늘리고 약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의 추가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