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가 기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해 '침묵의 유행병'으로 불리는 지방간을 조기에 발견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인용해 알리바바 다모(DAMO) 아카데미가 이 같은 AI 모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모델은 병원이 이미 보유한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예방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MAOSS'로 명명된 이 AI 모델은 '기회적 검진' 개념을 활용한다. 복통이나 외상 등 다른 이유로 촬영된 비조영 CT 영상을 분석해 지방간 질환의 초기 징후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값비싼 신규 검진 인프라 없이도 예방적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다모 아카데미의 위안 가오 연구원 주도로 진행된 후향적 검증 연구에서 이 시스템의 효과는 두드러졌다. 생검으로 확진된 1000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존 검진 방식이 중등도 이상 고위험 사례를 발견한 비율은 17%에 그쳤다. 반면 AI를 활용한 접근법은 이 수치를 52%까지 끌어올렸다.
지방간 질환(MASLD)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앓고 있으며, 2040년에는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뚜렷한 초기 증상 없이 진행돼 섬유증, 간경변, 암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진단 AI 모델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결합하는 2단계 기술도 구상 중이다. 이는 AI가 내린 진단 결과를 환자와 의료진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사란 데오 인도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에 "진단받은 사람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AI가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