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헤지펀드의 스타 트레이더들이 수백억 원대 연봉 제안을 거절하고 독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펀드 후원사 보레알리스 스트래티직 캐피털 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신생 헤지펀드 중 17%는 시타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같은 멀티스트래티지 펀드 출신이 설립했다. 이는 2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높은 보수를 포기하는 대신,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펼칠 수 있는 자율성을 택하고 있다. 치열한 내부 경쟁과 단기 성과 압박에 시달리는 '팟 라이프'(pod life)에 대한 피로감도 주된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거대 헤지펀드들은 인재를 유치하거나 붙잡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계약금은 물론, 최대 1억2000만달러(약 1728억원)에 달하는 성과 보장 계약까지 제시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마이클 알파로 갈로 파트너스 대표는 거대 펀드의 영입 제안을 거절한 사례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나만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개인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 펀드는 그의 결정을 돕겠다며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한 야간 간호사까지 구해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팟 소진'(pod exhaustion)이라는 용어를 만든 숀 감비노 베이포인트 파트너스 대표는 "단기적이고 반복 가능한 장점이 없다면 이 모델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펀드를 떠나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하는 자신의 회사를 다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인재 이탈은 수천억 달러를 운용하는 거대 헤지펀드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들 펀드는 막대한 자금으로 인재 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해왔지만, 인재 확보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멀티스트래티지 펀드에 대한 자금 투입을 줄이겠다는 기관 투자자도 늘고 있다. 시타델, 밀레니엄 등 일부 대형 펀드는 이미 신규 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인재 영입 경쟁은 공격적이다. 한 채용 담당자는 알파로 대표의 분석가에게 "알파로를 설득해 합류시키면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