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도체 업계가 중국의 거센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자동화된 대규모 300mm 웨이퍼 팹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의 토마스 알텐뮐러 제조분석 담당 부사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알텐뮐러 부사장은 유럽이 강점을 보여온 전력 및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이 빠르게 생산 능력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학습 속도가 빠르고 이미 생산 능력을 갖췄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이 분야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최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알텐뮐러 부사장은 유럽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높은 인건비 영향을 줄이기 위해 300mm 웨이퍼 팹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통합하며 자동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콘퍼런스에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경영진 역시 구형 팹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을 배치하는 등 자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알텐뮐러 부사장은 유럽이 엔비디아, 삼성전자, TSMC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낮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 관리에 필수적인 에너지 효율적인 전력 공급 칩 분야에서 막대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첫 번째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10%에서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법안은 주로 신규 및 '세계 최초'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알텐뮐러 부사장은 유럽의 기존 수익성 높은 공장들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EU는 '반도체법 2.0'을 준비 중이다.
그는 "유럽의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자동차 및 산업용 칩이라는 전통적인 산업 강점에 있다"며 "우리의 강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