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투자자 신뢰도가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3월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3월 경기기대지수가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58.3에서 수직 낙하한 수치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8.5)도 크게 밑돌았다.
아힘 밤바흐 ZEW 소장은 "ZEW 지표가 붕괴했다"며 "중동 사태 악화가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이제 막 나타나던 독일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할 위험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밤바흐 소장은 향후 경제에 미칠 타격은 분쟁의 강도와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분쟁의 조기 해결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주 독일의 주요 경제 연구소인 이포(Ifo) 연구소와 킬 세계경제연구소 등도 전쟁을 이유로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쟁의 충격은 특히 자동차, 화학, 제약, 기계 공학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산업은 전통적으로 경제 성장의 중심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높아진 에너지 비용으로 약화된 상태였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밤바흐 소장은 이것이 높은 차입 비용에 크게 영향받는 건설 부문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