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의 '#OpenToWork'(구직 중) 배너 기능을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링크드인의 '#OpenToWork' 배너가 구직 사실을 알리는 데 유용하다는 시각과 오히려 절박해 보여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이 기능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하자 링크드인이 도입했으며, 현재 전 세계 68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최근 아마존, 나이키 등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과 지정학적 불안, 인공지능(AI) 발전 등으로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 기능을 사용하는 구직자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 구직자들은 이 배너가 주는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인 에이미는 FT에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절박해 보이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나는 그 무리에 속하고 싶지 않아 배너를 삭제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앤 역시 "배너를 단 사람들의 게시물은 대부분 절망감이 섞인 구걸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채용 전문가들은 어려운 고용 시장 상황이 배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였다고 분석한다. 리더십 전문 채용 에이전시 퓨어 서치의 엠마 제롬 이사는 "시대가 변했다. 이는 절박함이 아니라 가시성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력 수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데코 그룹의 알베르토 가빌란 인재 디렉터는 "신입 지원자에게는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고위직의 경우 평판, 네트워크, 추천을 통해 경력이 움직이므로 배너가 오히려 계획된 이직이 아닌 긴급한 상황이라는 모호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배너 사용 여부보다 구직 활동의 다른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채용 담당자들은 논란이 될 만한 게시물을 프로필에서 정리하고, 잠재적 채용 담당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른 활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심리학자인 루시 스탠딩은 "채용 담당자들은 배너 유무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구직 중'이라고 표시하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으면 즉시 다른 후보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