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경제적 파장 우려로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현금 자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인용해 3월 포트폴리오 내 평균 현금 보유 비중이 4.3%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월 3.4%에서 급등한 수치로, 월간 증가 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크다.

이러한 현금 비중 증가는 지난 1월 현금 보유 비중이 역대 최저치인 3.2%를 기록하며 증시 낙관론이 팽배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주식과 국채 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원유 공급 차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막는 인플레이션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분쟁 시작 이후 5% 이상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도 같은 기간 2.6% 내렸다.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미힐 플락만 글로벌 주식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것이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 애널리스트들 역시 "단기 공급 충격에서 피할 곳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통상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 수요가 몰리는 안전자산인 국채 시장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프트웨어 주식 매도세로 악화된 사모 신용 시장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BofA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세계 경제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펀드매니저 비율은 2월 약 40%에서 이달 7%로 급감했다. 반면, 향후 1년간 세계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순 9%에서 순 45%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