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단순 챗봇을 넘어 인간의 감독 없이 계약 협상, 인력 고용, 온체인 거래까지 수행하는 자율적 경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서클, 월드, 트루AI 등 다수 기업이 '에이전트 금융' 관련 기술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전트 금융은 AI가 자율적으로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에이전트 금융의 부상은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 시장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조~5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에이전트 경제의 확산과 함께 '신원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월드는 AI 에이전트가 '월드 ID'를 통해 고유한 인간임을 암호학적으로 증명하는 개발자 도구 '에이전트키트'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와 클라우드플레어가 시작한 개방형 결제 프로토콜 'x402'의 확장 기능으로 통합된다. 에릭 레펠 코인베이스 개발자 플랫폼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결제가 '어떻게'라면 신원은 '누가'의 문제"라며 "개발자들은 이제 완전한 신뢰 스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AI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통제 불가능한 금융 손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트루AI 연구원들은 '생존 가능성 인식 실행'(SAE)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이 프로토콜은 AI의 거래 전략과 거래소 실행기 사이에서 예산, 거래 유예 시간, 슬리피지 한도 등을 강제하는 안전장치다. 2025년 데이터를 활용한 테스트에서 SAE는 최대 손실폭을 93.1%, 꼬리 위험은 약 97.5%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솔라나 기반 런치패드 펌프펀은 AI 에이전트가 벌어들인 수익으로 자체 토큰을 자동 매입·소각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한편 '렌트어휴먼.ai' 같은 플랫폼에서는 AI가 인간을 직접 고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처럼 에이전트 금융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법적 책임 소재, 안전성, 인간의 통제 범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