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반독점 당국이 직원 상호 채용을 금지하는 담합을 벌인 혐의로 글로벌 대형 향료업체 3곳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경쟁위원회(CCI)는 스위스 지보단, DSM-피르메니히, 미국 인터내셔널 플레이버 앤 프래그런스(IFF)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들 업체는 경쟁사 직원을 서로 빼가지 않는다는 이른바 '신사협정'을 맺은 혐의를 받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한 업체가 위법 사실을 자진 신고하고 처벌 감면을 받는 '리니언시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됐다. CCI는 최소 30건의 이메일을 검토한 결과, 이들의 담합 혐의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CCI는 관련 문건에서 "이러한 공조는 2002년부터 시작됐으며 여전히 진행 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이 같은 담합이 노동자의 이직 기회를 막고 임금 상승을 저해하는 등 노동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CI가 확보한 2017년 한 내부 이메일에는 "사업을 잃기보다는 차라리 지원자를 겁줘서 쫓아내는 편이 낫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요 고객사 직원을 채용할 때 신중하라는 지시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번 사건은 인도에서 노동 관행과 관련해 이뤄지는 첫 반독점 조사다. 스위스, 영국, 유럽연합(EU) 등 규제 당국도 이들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인 IFF는 "당국의 정보 요청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IFF는 조사를 중단해달라며 델리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2월 기각됐다. DSM-피르메니히는 논평을 거부했고 지보단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인도의 향료 시장 규모는 2024년 25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서 2033년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