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아랍에미리트(UAE) 공격으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으나, 미국이 이란산 원유 봉쇄 완화를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등 시장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란은 드론으로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공 허브인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 연료 탱크를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재개됐다. 같은 날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도 민간 차량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과 주요 가스전인 샤 가스전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 고조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배경에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미국이 이란산 원유 봉쇄를 일부 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원유 봉쇄 완화 소식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9일 배럴당 119.9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103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0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브렌트유가 단기적으로 95달러 이상을 유지하다 3분기에는 8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거시 경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7만5000달러를 돌파해 한때 7만6000달러까지 오르며 40여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4억1662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숏포지션(매도 베팅)이 강제 청산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지만,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따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