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으로 미국 내 소수인종 및 여성 소유 기업들이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배제되며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연방법원이 교통부의 '소외계층 기업(DBE)' 프로그램 개편안을 승인한 이후 소수계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건설 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DBE 프로그램은 42년간 소수인종·여성 소유 기업이 도로, 교량 등 공공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지원해 온 연방 제도다. 2021년 통과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초당적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은 교통부 예산의 최소 10%를 이들 기업에 배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로 인종이나 성별을 근거로 이들 기업을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으로 자동 인정하던 조항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전국 약 5만개의 기업은 인종·성별과 무관하게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외계층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로이터통신이 25개 이상의 소수계 기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인증 절차 변경으로 인해 수익 감소, 직원 해고, 프로젝트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재인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 기업은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여성 소유 기업 옹호 단체 '위민 퍼스트'의 조앤 페인 회장은 "주 계약자들은 의무가 없으면 여성이나 소수인종을 고용하지 않는다"며 "참여 목표가 사라지면서 프로그램이 황폐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네소타주는 주 역사상 가장 큰 18억달러 규모의 교량 교체 프로젝트에서 당초 8.6%로 설정했던 소수계 기업 참여 목표를 철회했다. 플로리다주는 연방 DBE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주의 계약업자 그레고리 코디(63)는 "과거 일부 주들은 연방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 목표를 시늉만 했지만, 이제는 '당신들이 더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재인증 서류를 제출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반면 일부는 기존 제도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주의 트럭 운송업자 테럴 존슨(35)은 "기존 규정 하에서도 진정한 기회는 부족했다"며 재인증을 신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