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이 주도한 아동 백신 권고 축소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머피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미국소아과학회(AAP) 등이 케네디 장관과 보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법원은 케네디 장관이 백신 자문위원회를 불법적으로 재구성했다고 판단했다.
케네디 장관은 기존의 공중보건 및 감염병 전문가 17명 전원을 해고하고, 자신이 선택한 15명의 위원으로 자문위를 새로 꾸렸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새로 임명된 위원 대다수가 "명백히 자격이 미달된다"고 지적했다.
새로 구성된 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의 정기 접종 권고를 삭제하고,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보편 접종 권고를 폐기하기로 의결했다. 케네디 장관은 위원회 의견 없이 연방 아동 백신 접종 일정을 축소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 접종 횟수를 17개에서 11개로 줄였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도 전문가들은 이미 백신에 대한 불신이 퍼져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정책센터장은 "요정은 병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그 현실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케네디 장관의 정책 변경 이후 미국 내 약 30개 주가 새로운 CDC의 아동 백신 지침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중 27개 주는 모든 아동 백신에 대해 CDC 지침을 신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AP 측 변호인인 리처드 휴즈 4세는 "과학 기반의 백신 정책이 계속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은 필수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미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뒤집히기를 기대한다"며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비영리 보건정책기구 KFF의 2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CDC의 백신 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아과 의사들은 정책 혼선으로 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