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월가의 필수품인 '블룸버그 단말기'를 저렴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금융 전문가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온라인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신규 AI 도구가 연간 3만달러(약 4320만원)에 달하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며 논쟁이 시작됐다.
월가 트레이더와 투자분석팀에게 블룸버그 단말기는 '산소'와 같다. 실시간 시세 분석, 거래 실행, 동료와의 채팅 등 핵심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단말기를 '결혼 케이크' 모양으로 주문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금융 전문가 제이슨 르미어는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단말기가 대체 가능하다는 주장은 "우스꽝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진지한 금융 기관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술 업계는 금융권의 반응이 AI의 잠재력을 무시하는 "순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AI 스타트업 에이전시(Agentcy) 공동창업자 톰 프라이는 "모든 것은 파괴적 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퍼플렉시티는 의도적인 캠페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드미트리 셰벨렌코 최고사업책임자(CBO)는 블룸버그와 직접 경쟁할 목표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일부 독점 데이터나 35만명이 사용하는 채팅 네트워크, 보안 등은 AI로 복제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한 투자 관리자가 AI로 블룸버그 복제품을 만들려 시도했으나 "끔찍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AI 스타트업 볼드 메트릭스의 모건 린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가 블룸버그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의 좋은 기반을 마련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르미어는 기술자들을 향해 "주말이나 1년 안에 코딩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블룸버그 단말기에 대한 월가의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