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영 구리 기업 코델코의 1월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말 생산량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칠레구리위원회(Cochilco)는 코델코의 올해 1월 구리 생산량이 9만1000t(톤)으로 집계됐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이는 10년 내 네 번째로 낮은 월간 생산량이며, 전월 대비 47% 급감한 수치다.

반면 코델코는 지난해 12월, 10년 만의 최대치인 17만2300t을 생산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는 작년 1~11월 월평균 생산량인 10만5600t을 크게 웃도는 이례적인 급증세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과 전직 임원들은 연말 생산량 급증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코델코의 한 전직 고위 임원은 로이터에 "목표 달성을 위해 수치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코델코는 연말 생산량 증가가 비축 재고와 계획에 없던 자원 활용, 일부 사업부의 성과 개선 덕분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인적 역량을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광업 컨설팅업체 GEM의 후안 이그나시오 구즈만 최고경영자(CEO)는 "기대치와 현실이 크게 다를 경우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며 내부 감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수치를 좋게 보이게 하려는 '부실 털어내기식' 회계를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코델코는 광석 품위 저하와 주요 광산 현대화 프로젝트 차질 등으로 2023년 생산량이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다. 2025년 총생산량은 133만t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코델코는 올해 생산 목표를 지난해보다 0.7% 높은 134만4000t으로 설정했지만, 업계에서는 회사의 성장 지속 가능성과 발표 수치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