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중앙은행이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전부터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올해에만 13억5000만달러(약 1조944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국립은행(NBE)은 올해 들어 격주 입찰을 통해 이 같은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는 알려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NBE는 지난 1월 27일과 2월 21일에 각각 5억달러 규모의 달러 매각을 실시했으며, 이날도 7000만달러를 추가로 매각할 예정이다. 올해 외환시장 개입 규모는 지난해 전체인 9억4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러한 개입으로 에티오피아 비르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18% 급락하며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아프리카 통화 중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하락 폭이 1.4%로 제한됐다.
NBE는 정확한 외환보유고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3.7개월치 수입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만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7월 기준 에티오피아의 외환보유고를 약 44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이란과의 전쟁은 에티오피아의 환율 방어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분쟁 시작 이후 국제 유가가 40% 급등하자 아비 아머드 총리는 국민에게 연료 절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베트 배브 윌리엄 블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란 전쟁은 유가와 수입 비용 상승을 통해 하방 위험을 초래한다"며 "이는 외환보유고 축적을 늦추고 시장 개입을 더욱 선별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사미르 가디오 아프리카 전략 책임자는 NBE가 국내에서 금을 매입하는 등 "적정한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중동 분쟁과 관련된 외부 충격이 지속될 경우 외환 유동성 공급 필요성과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티오피아는 2024년 말 만기였던 10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부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점도 부담이다. 정부 채권단과는 합의했지만, 소송을 위협하는 민간 채권단과는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