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메르츠방크가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딧의 인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독자 생존 의지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TV에 따르면 베티나 오를롭 코메르츠방크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익성 개선 과정을 가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것이 모든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니크레딧이 전날 코메르츠방크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안드레아 오르첼 CEO가 이끄는 유니크레딧은 전날 코메르츠방크에 350억 유로(약 50조4000억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 대비 4%의 프리미엄만 붙은 수준으로, 오를롭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매우 낮은 가격의 제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제안이 유니크레딧이 코메르츠방크 지분을 30% 이상으로 늘리되, 완전 인수 의무는 피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지분 30%를 넘기면 통상 의무 공개 매수를 해야 하지만, 이번 제안은 이를 회피하며 향후 시장에서 추가 지분을 매입할 길을 열어두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주요 주주인 독일 정부도 유니크레딧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독일 정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유니크레딧의 인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코메르츠방크의 독립 경영을 지지했다.

오를롭 CEO는 2024년 말 오르첼 CEO가 처음 인수 관심을 보인 직후 취임했으며, 이후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 확대를 이끌었다. 코메르츠방크 주가는 그의 재임 기간 두 배가량 올랐으나 올해 들어서는 10% 이상 하락했다.

은행 측은 올해 순이익이 기존 전망치인 32억 유로를 넘어설 것이라며 기존 전망은 '최소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르첼 유니크레딧 CEO는 이번 제안이 "건설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를롭 CEO는 "논의를 위해 테이블에 앉는 데 인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니크레딧이 내놓은 제안을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