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RBI)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현지 은행들이 조기상환 옵션이 없는 단기 차입을 꺼리면서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중앙은행은 7일 만기 변동금리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입찰을 통해 1조5000억루피의 유동성 공급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제 응찰액은 목표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800억루피(약 7조5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인도 은행권의 유동성 흑자 규모가 7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인도 은행권의 유동성 흑자는 지난 16일 기준 약 7500억루피로, 지난 한 달 반 동안의 평균치인 2조5000억루피를 크게 밑돌았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결과를 은행들이 유연한 자금 운용을 위해 초단기 차입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풀이했다. 하루 이상의 기간으로 자금이 묶이는 기간물 자금 조달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말 인도 중앙은행이 조기상환 옵션을 부여한 90일물 레포 입찰에서는 1조3600억루피의 자금이 공급되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A 프라사나 ICICI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레포 입찰 결과는 자금 수요가 매우 단기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중앙은행이 조기상환 옵션을 포함한 7일 또는 14일물 레포를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RC 레디 카루르 비스와 은행 재무 책임자도 "조기상환 옵션은 은행들을 불필요하게 장기 차입에 묶어두지 않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활한 통화정책 전달을 위해서는 은행 시스템 내에 풍부한 유동성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