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중동 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4.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이어진 금리 동결 기조를 연장한 것이다. WSJ가 조사한 경제 전문가 7명 모두 이번 동결을 예상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나왔다.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충격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중동 산유국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높다.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동결은 이란 분쟁 속에서 루피아화 가치를 안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목표 범위인 1.5~3.5% 내에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너지 시장 혼란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세계 원유 및 가스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운송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당국은 미국, 나이지리아, 브라질 등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석유 비축량은 약 23일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재정 완충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신용평가사들은 분쟁 이전부터 정부의 확장적 재정 프로그램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위기가 인도네시아의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 폭을 확대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BC는 2026년 하반기 유가가 안정된다는 가정하에 올해 4분기와 2027년 1분기에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