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아시아 국가들이 비용 절감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석탄 발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시아 현물 LNG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도 선적을 중단하면서 공급 충격이 가중됐다.
이에 아시아 각국은 LNG 발전을 줄이고 석탄 발전을 늘리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방글라데시는 이달 들어 석탄 발전량과 석탄 화력 수입을 늘리고 있다. 파키스탄 역시 자국 내 채굴 석탄을 활용한 발전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와이스 레가리 파키스탄 전력부 장관은 로이터에 "LNG 발전이 줄면서 비수기 시간대에 자국산 석탄 발전소가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은 석탄 발전을 늘리는 반면 LNG 발전은 줄이고 있다. 태국은 LNG 비축을 위해 최대 규모 석탄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이고 있으며, 베트남 국영전력회사(EVN)도 석탄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석탄 발전 출력 상한제를 폐지하고 원자력 발전을 늘릴 계획이다.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JERA 역시 석탄 발전소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급 충격으로 아시아 시장의 LNG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중동 공급이 2개월간 중단될 경우를 가정해 올해 아시아 LNG 수입량 증가분 전망치를 기존 1240만톤에서 약 50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루카스 슈미트 우드맥킨지 연구원은 "이번 분쟁은 2026년 아시아 LNG 수요 증가를 크게 감소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시아의 기준 유연탄 가격은 이달 들어 13.2% 상승했다. 이는 LNG 가격 급등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주요 수입국들이 충분한 석탄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샘 레이놀즈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연구원은 "최근의 충격은 수입 화석연료 의존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재생에너지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