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사업가가 아내가 집안 CCTV로 자신의 가상자산 지갑 복구 구문을 알아내 24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훔쳐 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0일 영국 웨일스 고등법원에 접수됐다. 영국 사업가 핑 파이 유엔은 아내 펀 영 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엔은 아내 리가 브라이튼 자택에 몰래 설치한 CCTV로 자신이 트레저 하드웨어 월렛의 복구 구문 24개를 입력하는 장면을 녹화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3년 8월 2일, 유엔이 보관하던 비트코인 2323개(현 시세 약 2477억원)가 71개의 다른 주소로 전송됐다. 해당 자금은 2023년 12월 21일 이후 거래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2023년 7월 딸로부터 아내가 자금을 노리고 있다는 경고를 듣고 음성 녹음기를 설치했다. 녹음 파일에는 리가 자금 이체와 은행의 감시를 피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23년 12월 리를 체포하고 그의 거주지에서 10개의 콜드월렛과 5개의 복구 시드를 압수했다. 한편 유엔은 2024년 아내와 다투는 과정에서 폭행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을 맡은 코터 판사는 비트코인이 영국 법상 물리적 재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산 불법 점유' 주장은 기각했다. 그러나 부당 이득, 신탁 위반 등을 근거로 소송은 계속 진행된다.
판사는 원고의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며, 최종 판결 전까지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을 막는 동결 명령을 내렸다.
이 소식에 자오창펑 바이낸스 공동창업자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반응했다. 개인 키를 스스로 관리하는 '셀프 커스터디'가 가족의 배신으로 무너진 아이러니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 홍콩에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