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발발과 에너지 비용 급등이 유럽 기업들의 재무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컨설팅 회사 알바레즈 앤 마살(Alvarez & Marsal)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M은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럽 기업들의 재무 압박이 이미 4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A&M에 따르면 재무적 고통을 겪는 유럽 기업의 수는 전년 대비 57% 급증했다. 전체 유럽 기업의 약 13.5%가 유동성 부족, 부실한 자본 구조, 수익성 악화 등을 겪고 있으며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크리스 존스턴 A&M 유럽 구조조정팀 이사는 블룸버그에 "고조되는 중동 분쟁은 우리가 이미 추적하고 있는 유럽 전역의 기업 부실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미 많은 유럽 기업이 비용 상승, 소비 수요 약화, 글로벌 교역 관계 불안정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부실은 특히 패션·소매, 제조업, 화학 등 소비 심리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가장 많이 노출된 부문에서 집중됐다. 자동차, 비즈니스 서비스, 건설 부문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존스턴 이사는 화학, 제조업과 같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은 이미 매우 낮은 이익률로 운영되던 기업이 많아 특히 위험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시작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자재 흐름 차질에 대한 우려로 유가와 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존스턴 이사는 "이는 유럽 소비자의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잠식해 이미 어려움을 겪는 소매 및 기타 소비자 중심 부문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충격이 유럽 기업들의 높은 부채 수준과 결합돼 재무 및 운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