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하면서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요청은 이란과의 분쟁이 그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양국 관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 연기 사유에 대해 미국 측 설명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협조하지 않으면 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스콧 베슨트 미 재무장관은 16일 회담 연기 가능성이 이란과의 전쟁 조율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나 무역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기 요청은 양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직후 나왔다. 이 협상은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 세계적 관세 부과를 위헌으로 판결한 이후, 새로운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중국이 파리 협상에서 가금류, 소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양측은 중국이 통제하는 희토류 광물 흐름과 새로운 무역·투자 관리 방안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기가 미중 관계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오밍하오 푸단대 교수는 "상황이 위태로운 것은 아니며 중국은 여전히 정상회담 개최를 원한다"면서도 "이란 사태로 인해 올해 미중 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닐 토마스 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이란과의 전쟁에 몰두하고 있어 성공적인 방중 계획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도 준비가 미흡했던 미국 측을 고려하면 추가 준비 시간을 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7일 사설에서 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불확실성을 주입하는 어떠한 추가 조치도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양국 정상이 소통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