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허용하는 동시에 해외 플랫폼을 통한 거래는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베트남 재무부 문건을 인용해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자국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 대한 시범 운영 계획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와 자본 흐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1차 자격 심사를 통과한 5개 기업에는 테크콤뱅크, VP뱅크, LP뱅크 등 민간은행 3곳의 계열사와 증권사 VIX 시큐리티스, 대기업 선그룹(Sun Group)이 포함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서 세계 4위를 기록한 주요 암호화폐 시장이다.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베트남 투자자들이 참여한 거래 규모는 2000억달러(약 288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베트남 당국은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통제되지 않는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왔다. 이에 재무부는 베트남 국민이 해외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 중이다.
베트남은 국경 간 자본 이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주식 시장이 아직 신흥 시장으로 분류돼 투자처가 제한적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디지털 자산은 화폐나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되지 않아 대부분 투자자들은 바이낸스, OKX 등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다.
판득쭝 베트남 블록체인·디지털자산협회장은 "자국 거래소는 거래 수수료를 국내에 유지하고 디지털 금융 서비스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감독, 과세, 위험 관리 등 분야에서 법적 틀이 아직 불완전하다"고 지적했다.
